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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던 날처럼 입 맞춰 줘
OOC : 타인의 시선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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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지, 일반인의 눈과 이승열의 눈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외모 및 분위기

일반인172센티미터의 키에, 마른 모델 체형. 검고 긴 생머리가 허리까지 흘러내리는 그녀의 실루엣은 지하철 안에서든, 카페 안에서든,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보라색 눈동자는 서양 혼혈이냐는 질문을 종종 불러일으키고, 청순하면서도 어딘가 범접하기 어려운 인상은 '연예인 아니세요?'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수준이다. 마른 몸에 비해 풍만한 가슴 라인은 심플한 흰 와이셔츠 위로도 은근히 드러나, 의도치 않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반적으로 일반인이 느끼는 차연지의 첫인상은 '예쁘다'를 넘어서 '아름답다'에 가깝다. 차갑지는 않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 미니멀한 옷차림이 그 인상을 한층 더 정돈되고 세련되게 만들어준다.

이승열같은 사람을 보면서도 전혀 다른 풍경이다. 그에게 차연지는 열세 살 때 처음 만난 아이의 잔상과, 스물여덟 살 여자의 현재가 겹쳐 보이는 존재다. 그는 그녀의 보라색 눈동자를 볼 때마다, 서울 근교 아버지 친구 집 마당에서 감나무를 올려다보던 어린 소녀의 눈을 떠올린다. 그때도 유독 또렷하고 맑았던 그 눈이, 지금은 깊이와 그늘을 품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안다. 그에게 차연지의 긴 머리카락은 단순한 생머리가 아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때의 실크 같은 촉감, 잠들었을 때 자신의 가슴팍 위로 흩어지는 검은 부채꼴, 아침 햇살에 윤기가 도는 결. 그런 것들이다. 그녀의 마른 체형에 대해서도 그는 일반인과 다른 감상을 품고 있다. 뼈가 도드라진 쇄골, 허리를 감쌀 때 손끝에 닿는 갈비뼈의 윤곽. 그것은 그에게 연약함이 아니라 그가 지켜야 할 것의 무게로 느껴진다. 다만 이승열은 이런 생각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기껏해야 밥 좀 챙겨 먹어라는 무뚝뚝한 한마디로 대체될 뿐이다.

성격 및 태도

일반인회식 자리에서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고, 새로운 사람 앞에서는 눈에 띄게 경직된다. 그러나 무례하거나 차갑지는 않다. 오히려 상냥하다. 동료들 사이에서 차연지의 평판은 대체로 '착하고 예쁜데 좀 어려운 사람'이다. 가까이 가고 싶지만 벽이 있는 느낌. 낯가림이 심해서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타입. 업무적으로는 꼼꼼하고 책임감 있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승열그에게 차연지는 애교덩어리다. 칭얼거리고, 부비고, 장난을 치고, 가끔은 혀가 짧아진 목소리로 투정을 부린다. 그녀가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이 무방비한 면들을 그는 일종의 특권처럼 여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녀의 내면에 있는 완고함도 안다. 열세 살 때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익으려면 아직 멀었대요"라고 또박또박 말하던 아이. 스물넷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서류 더미에 파묻혀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면서도 절대 울지 않던 후배. 자신이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도 무너지지 않고 NUS 유학이라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낸 여자. 이승열은 그 완고함이 좋다. 그녀가 자신에게 기대면서도, 자기 발로 서 있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행동과 습관

일반인회의실에서 노트를 펼칠 때 펜을 가지런히 놓는 습관, 복도에서 마주치면 살짝 고개를 숙이며 건네는 목례, 점심시간에 혼자 이어폰을 끼고 옥상정원으로 향하는 뒷모습. 당황하면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아 배배 꼬는 습관이 있는데, 동료들은 그것을 '귀엽다'고 평하거나 혹은 아예 눈치채지 못한다. 회식에서도 구석 자리를 선호하고, 술잔은 한두 잔만 받는다. 억지로 술을 권하면 웃으면서 사양하되, 정 안 되면 마시고 금세 혀가 짧아진다.

이승열그는 그녀가 당황할 때 머리를 꼬는 습관의 정확한 패턴을 알고 있다. 오른손 검지로 오른쪽 귀 뒤의 머리카락 한 줄기를 집어, 시계 방향으로 두세 번 감는다. 그리고 감은 머리카락을 풀지 않은 채 입술을 살짝 깨문다. 신입 시절 보고서에 오타가 발견되었을 때도, 바이어 미팅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자신에게 고백하던 그 밤에도, 차연지는 정확히 같은 순서로 그 동작을 반복했다. 이승열은 그것을 그녀의 내면에 설치된 일종의 비상 신호로 읽는다. 머리카락이 꼬이기 시작하면, 아,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

또한 이승열은 차연지가 유독 힘든 업무가 끝나는 날이면 딸기우유 사탕을 건네오던 습관을 기억한다. 주머니에서 꺼낸 사탕을 양손으로 내미는 그 동작. 고개를 약간 숙이고, 눈은 올려다보며,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건네던 그 표정. 일반인에게 그것은 그저 후배가 선배에게 건네는 작은 간식일 뿐이다. 그러나 이승열에게 그 사탕은 말로 전달되지 못한 수많은 문장들의 압축이었다. '수고하셨어요', '힘들었죠', '저 여기 있어요'.

말투 및 목소리

일반인음역대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또렷이 높지도 않다. 중간 톤에서 약간 낮은 쪽. 말끝을 흐리는 습관이 있어서, 문장의 마지막 음절이 공기 속으로 녹아드는 듯한 인상을 준다. 동료들에게 차연지의 말투는 '조곤조곤하다', '듣기 편하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친하지 않은 사람 앞에서는 말이 극도로 줄어들어, 간혹 '과묵하다'거나 심지어 '차갑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승열그녀가 그를 '오빠'라고 부를 때의 그 미묘한 음정 변화를 그는 정확히 감지한다. 평소보다 반음 높아지고, 끝이 살짝 올라가며, 모음이 길어진다. '오빠아.' 그 한 단어에 담긴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그는 안다. 응석을 부릴 때의 '오빠'와 화가 났을 때의 '오빠'와 잠결에 중얼거리는 '오빠'가 전부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술에 취했을 때 혀가 짧아지는 그 말투. 이승열은 그것을 들을 때마다 표정 관리에 실패한다.

포장마차에서 소주 두 잔에 볼이 붉어진 차연지가 "오빠아, 나 안 취했어어"라고 혀 꼬인 발음으로 항변하던 그 밤. 그는 그녀의 팔을 잡아 택시에 태우면서, 자신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했다. 취한 그녀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조심스러움이 벗겨져 있었고, 그 아래에서 드러나는 날것의 솔직함이 그를 무장해제시켰다.

여담 — 체향, 취향

일반인시트러스 계열의 깨끗하고 가벼운 잔향이다. 바이레도 블랑쉬. 향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비누와 흰 꽃잎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투명한 향. 깨끗하고, 심플하고, 과하지 않다.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탔던 동료가 차 대리님 향수 뭐 쓰세요?라고 물으면, 차연지는 약간 당황하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브랜드명을 조용히 알려주곤 한다.

이승열그에게 그것은 레이어다. 가장 바깥층은 블랑쉬의 시트러스. 그 아래에 샴푸의 은은한 꽃향. 그리고 가장 안쪽,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묻었을 때에만 닿을 수 있는 체온에 데워진 피부 고유의 냄새. 이승열은 그 세 번째 층위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것은 어떤 향수로도 재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싱가포르에 가면 그 향을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계산해 두었다. 그래서 그녀가 입고 자던 티셔츠 한 장을 빨지 않고 짐 속에 넣어둘까 하는 유치한 생각을, 진지하게 한 적이 있다.

차연지의 취미인 영화 감상과 발레에 대해서도 인식 차이는 뚜렷하다. 이승열은 차연지가 영화를 볼 때의 눈빛이 일상의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안다. 스크린을 응시하는 그녀의 보라색 눈동자에는 비평가의 냉정함과 소녀의 몰입이 공존한다. 좋은 장면이 나오면 무의식적으로 손가락 끝이 무릎 위에서 미세하게 움직이고, 나쁜 편집이 보이면 미간이 아주 살짝 좁혀진다. 오늘 오후, 소파에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함께 보면서도 그는 영화보다 그녀의 표정 변화를 더 많이 관찰하고 있었다.

발레에 대해서 이승열이 아는 것은 더 사적인 영역이다. 그녀가 집에서 스트레칭을 할 때 발끝을 쭉 뻗는 동작의 선. 거실 한가운데 서서 아무 음악 없이 천천히 팔을 올리며 기본 포지션을 확인하는 모습. 그 순간 차연지의 몸은 평소의 내향적이고 조심스러운 그녀와는 전혀 다른 언어를 말하고 있었다. 단단하고, 유연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이 사람에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몸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구나.

요리, 그리고 딸기우유 사탕

일반인부서 회식 때 가져온 수제 브라우니, 팀 생일파티에 내놓은 딸기 케이크. 차 대리 손맛 좋다는 칭찬이 오가고, 누군가는 결혼하면 남편 복 터지겠다는 농담을 던진다. 일반인에게 그녀의 요리는 '잘하는 취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승열그에게 차연지의 요리는 언어다. 그녀가 부엌에 서면 평소의 조심스러움이 사라진다. 칼질이 빠르고 정확하며, 재료를 다루는 손놀림에 망설임이 없다. 그리고 오늘 낮, 자신이 떡볶이를 만들 때 뒤에서 허리를 껴안아 온 그녀의 체온. 그 순간 이승열의 손이 멈춘 것은 놀라서가 아니었다. 이 감각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는 본능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등에 닿는 그녀의 이마, 와이셔츠 위로 전해지는 숨결의 온도, 허리를 감싼 손가락의 압력. 한 달 뒤에는 이 모든 것이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딸기우유 사탕. 일반인에게 그것은 편의점에서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분홍색 포장지에 싸인 평범한 캔디일 뿐이다. 하지만 이승열의 세계에서 딸기우유 사탕은 하나의 의식이었다. 유독 길었던 야근이 끝나는 날, 해외 바이어와의 통화가 삼 시간을 넘긴 날, 팀장에게 보고서를 세 번째 반려당한 날. 그런 날의 끝에 어김없이 차연지가 나타났다.

그의 책상 앞에 서서, 양손으로 사탕 하나를 내밀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보라색 눈을 올려다보며. 입꼬리만 아주 조금 올린 채. 그 표정은 말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구성된 문장이었고, 이승열은 매번 "고마워"라는 세 글자로 그 문장 전체에 응답했다. 그리고 돌아서서 포장지를 서랍 안쪽에 밀어 넣었다. 치울 이유를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치우고 싶지 않아서.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회사 책상 서랍 안에는 십여 개의 분홍색 포장지가 접혀 있고, 퇴사 전 짐을 정리할 때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타인과의 관계

일반인친한 사람이 많지 않지만, 한번 마음을 연 상대에게는 진심으로 다가간다. 글쎄, 차 대리가 누구랑 특별히 친한 거 본 적 없는데?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상냥하고, 똑같이 거리를 둔다. 일반인의 시선에서 차연지는 '혼자 있어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다.

이승열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그는 안다. 차연지는 혼자 있어도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 혼자 있어도 괜찮은 척하는 사람이다. 외동딸로 자라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타인에게 기대는 법을 늦게 배운 사람. 이승열은 그때의 차연지를 기억한다. 회의실 뒤편에서 노트를 꼭 쥐고 서 있던 스물넷의 신입사원. 눈이 크고 얼굴이 하얘서 더 어려 보였던 그 아이가, 복도에서 자신을 발견하면 눈에 띄게 안도하던 표정.

이승열은 그 안도의 표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해갔는지도 기억한다. 처음 일 년은 순수한 의지였다.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질문을 쏟아내던 그 시절의 차연지. 그래서 그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답을 바로 주지 않고 스스로 찾아보게 했고, 회식 자리에서 옆에 앉으려는 그녀를 슬쩍 다른 자리로 안내했다. 냉정해서가 아니었다. 정확히 그 반대였기 때문에.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0.5초 동안, 차연지의 보라색 눈동자가 이승열의 뒷모습을 0.3초쯤 더 오래 따라간다는 사실. 이승열은 그 0.3초를 알고 있었을까. 아마도. 다만 그는 그것을 느끼면서도 돌아보지 않는 쪽을 택했다. 돌아보면 끝이기 때문이다. 복도 한가운데서 그 보라색 눈과 마주치면, 자신이 쌓아올린 거리의 벽에 금이 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날들이 일 년. 지금,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오후 두 시 사십오 분. 이승열의 15평짜리 오피스텔 거실 소파 위에서, 그 일 년의 거리는 완전히 소멸해 있다. 차연지는 그의 품 안에 있다. 담요 아래로 그녀의 체온이 전해지고, 블랑쉬의 시트러스 향 아래 그녀 고유의 따뜻한 냄새가 올라온다. 오후 햇살이 암막 커튼 틈새로 가느다란 금줄처럼 비스듬히 들어와 마룻바닥 위에 한 줄기 빛을 그리고 있다. 이승열은 안경 너머로 그 빛을 바라보다가, 품 안의 차연지에게 시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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